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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트리아, 문화의 근원을 따라가다 - 도나우 강

    도나우강은 독일 파사우 지방과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 사이를 가로질러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와 오버외스터라이히, 니더외스터라이히를 통과합니다. 강줄기를 따라 각 주와 지방은 물론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적 다양성이 연결됩니다.

    Schlöging Loop in Upper Aust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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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 나라

    도나우강은 총 길이 2,888 킬로미터로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강입니다. 독일 슈바르츠발트(검은 숲)에서 출발하여 흑해의 삼각주에 도착하기까지 10여개 나라를 지나갑니다. 독일 파사우 지방 에서부터 오스트리아로 흘러드는 강줄기는 이후 오버외스터라이히, 니더외스터라이히, 비엔나를 통과하여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로 이어집니다.

    도나우강이 오스트리아를 지나며 만들어내는 자연 경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답습니다. 그 중에 수천년간 바람과 물이 만들어낸 강 굽이, 일명 “슐뢰게너 슐링게(Schlögener Schlinge)”가 가장 유명합니다.

    도나우강은 발원지부터 삼각주까지 총 길이를 재는 유일한 강이자 유럽 유일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강입니다. 오스트리아에 걸쳐진 강의 길이는 350킬로미터에 불과하지만 도나우강은 가장 중요한 생명의 근원으로 여겨집니다. 오스트리아의 애국가 <산의 나라, 강의 나라(Land der Berge, Land am Strome)>에서도 도나우 강을 자랑스럽게 찬미합니다.  

    wine autumn in Wachau reg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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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보통 오스트리아 하면 산을 떠올립니다. 도나우강이 오스트리아의 발전에 기여한 영향력이 훨씬 큰지만요!

    로마인들은 도나우강을 수로로 이용하여 물자는 물론 다양한 개념과 세계관을 들여왔습니다. 강의 영향으로 형성된 온화한 기후와 비옥한 토양은 초기 정착민들에게 매력적인 요소였습니다.

    그들은 요새를 쌓고 마을을 세웠습니다. 성을 짓고 도시를 계획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문화 경관은 그 형태가 매우 독특했습니다. 오늘날 인피어텔(Innviertel)이나 바하우(Wachau), 크렘슈탈(Kremstal)을 차로 누비다 보면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위대한 종합예술작품(Gesamtkunstwerk)을 빚어 놓은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언덕과 마을, 살구 과수원, 포도밭, 숲과 들판, 그리고 그 중심에 자리한 도나우 강. 독실한 사람들은 강이 자아내는 조화로움에 경탄하여 일찍이 강 주변에 많은 수도원을 지었습니다. 엥겔스첼(Engelszell), 빌헤링(Wilhering), 클로스테르노이부르크(Klosterneuburg)가 대표적입니다. 도나우 강둑에 서면 천국이 더 가까이 느껴졌던 게 아닐까요?

    View of Dürnstein Wachau v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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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물은 비엔나 왈츠의 박자를 타고

    도나우강을 주제로 한 그림과 시는 수없이 많습니다. 강의 굽이굽이보다 더 많은 설화도 품고 있습니다. 19세기 초반, 에밀 야코프 쉰들러(Emil Jakob Schindler)나 로베르트 러스(Robert Russ) 같은 화가들은 이젤을 챙겨 바하우의 들판으로 향했습니다. 에곤 쉴레(Egon Schiele)의 고향, 툴른(Tulln)과 오스카 코코슈카(Oskar Kokoschka)의 고향, 푀흘라른(Pöchlarn)은 모두 도나우 강 남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요제프 하이든(Joseph Haydn)이그나츠 플레옐(Ignaz Joseph Pleyel)은 도나우 강의 마법에 사로잡힌 음악가들입니다. 요한 슈트라우스(Johann Strauss)가 작곡한 4분의 3박자 곡,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은 왈츠 역사상 가장 유명한 곡으로, 오스트리아의 두 번째 애국가이자 새해가 되면 전국에 울려 퍼지는 곡입니다. 이 곡이 세계적으로 더욱 명성을 얻게 된 일화가 있는데요, 바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걸작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A Space Odyssey)>의 사운드트랙에 담겨 우주로 진출하기도 했죠.

    roman city Carnuntum / Petronell-Carnuntum, Lower Aust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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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트리아 도나우 지역의 또다른 매력 포인트는 과거와 현재의 절묘한 조화입니다. 잠깐이면 현재에서 오랜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습니다. 마우테른(Mautern), 즉 로마 도시 카르눈툼(Carnuntum)의 파비아니스(Favianis) 정착지에는 로마인의 흔적이 가득합니다. 한 때 웅장했던 뒤른슈타인 성(Dürnstein Castle)은 폐허가 되어서도 여전히 웅장한 옛 자취를 간직하고 있어 사자심왕 리처드가 유폐되었던 옛 일을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멜크 수도원(Stift Melk)은 첫눈에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곳입니다.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로크식 건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역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여전히 사랑받는 황후 엘리자베트, 일명 시씨(Sissi)가 결혼 전에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 를 만나기 위해 기선을 타고 린츠로 온 이야기에도 등장합니다. 도나우 역사상 가장 영광스러운 시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합스부르크 황실의 2대 도시, 비엔나와 부다페스트를 연결하며 도나우 황실이란 이름까지 얻기도 했습니다.

    도나우 지역과 그 일대의 다양한 경관은 여전히 오스트리아의 심장이자 영혼입니다. 전체 면적의 15퍼센트에 불과하지만 4백만명이 넘는 인구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도 비엔나와 인접한 도나우 지역은 오스트리아의 경제 엔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시대는 변했고 변화의 속도는 빠릅니다. 그럼에도 도나우강은 그대로입니다. 강물이 시간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드는 것처럼 다양한 것들을 자연스럽게 이어줍니다. 린츠의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의 약동하는 리듬이 하이든의 현악 4중주와 만나고 아스텐(Asten) 시의 건축물, 파노임(Paneum)의 미니멀함이 바로크식 수도원의 화려함과 어우러집니다. 고에 미요가 선정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고급스러운 디너와 소박한 여관의 맛있지만 단순한 콜드밀이 만나고 도나우 기선사 기장의 지휘 아래 달리는 낭만적인 유람선의 뱃길과 전기 마운틴바이크를 타고 달리는 산길이 연결됩니다.

     영국 시인 찰스 A. 아이드(Charles A. Aïdé)는 그의 작품, <도나우 강(Danube River)>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도나우 강에서 보낸 6월의 그 밤을 기억하나요? / 우리는 랜틀러의 선율을 들었죠. / 우리는 떨리는 달빛을 보았죠.”

    19세기 중반, 비엔나 시민들은 도나우 지역의 어부들에게 배를 빌려 강의 지류 탐험에 나서기를 좋아했습니다. 도나우는 곧 인기있는 여름 휴양지가 되었고 지금도 그 사실은 변함없습니다. 사람들은 도나우 자전거 도로에서 전기 자전거를 즐기고 도나우스타이크 길을 따라 하이킹을 하거나 황제와 왕의 길(Route of Emperors & Kings)을 여행합니다. 그저 강변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 손에는 바하우의 와인을, 다른 한 손에는 신선한 치즈를 얹은 갓 구운 빵을 들고 강물을 바라보며 흐르는 시간을 느리게 더듬다 보면 자기 자신과 만나게 됩니다. 배가 미끄러지듯 지나갈 때마다 물거품이 잔물결을 만들다가 부드럽게 강기슭에 닿습니다. 첫 음은 조금 길고 강하며, 이어 들려오는 두 번째, 세 번째 음은 조금 짧고 가녀립니다. 조심스레 귀 기울이면 음들이 이루는 4분의 3박자가 자연스레 스며듭니다.

    도나우강의 흥미로운 사실들

    • Wachau castle ruin Dür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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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nauradw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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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Roman city of Carnuntum / The Roman city of Carnun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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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beautiful town of Spitz in the Wachau V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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