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호프부르크 왕궁

1,000년을 자랑하는 유럽 역사의 유일무이한 컬렉션이 한자리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신성 로마 제국 황제의 왕관과 루돌프2세 및 합스부르크 왕가의 왕관, 권력의 상징인 화려한 훈장들은 당시의 뛰어난 금 세공 기술을 보여줍니다.

왕궁 보물관에는 역사를 이야기하는 미스터리한 물건도 많습니다. 성창(聖槍)의 가운데에 있는 핀은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매달기 위해 사용한 못 중 하나라고 합니다. 거대한 외뿔고래의 엄니는 당시에 유니콘의 뿔이라고 여겼다지요. 고대 후기에 보석 마노(Agate)로 만든 용기에도 신화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오랜 기간 전설의 성배라고 믿었습니다.

군주들의 화려한 의복 장식에도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답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대관식에 쓰인 망토가 시칠리아 섬 노르만인의 공방에서 만들어졌고 여기에 아랍의 직물 장인이 사자와 낙타, 수수께끼의 아라비아 문자를 새겼을 줄 어찌 상상할 수 있을까요.

황제의 아파트먼트에서는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와 황후 엘리자벳(통칭 시씨)의 사생활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계단과 대기실을 따라가면 나오는 황제 알현실에서 황제는 평생2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맞았습니다. 가까이에 간소한 집무실이 있는데, 황제는 이른 5시부터 서류를 읽었다고 합니다.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는 냉철한 통치자이기도 했지만, 아내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남편이기도 했습니다. 책상에서 시선을 들면 바로 사랑하는 시씨의 초상화를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한편 시씨는 트레이닝룸과 화장대에서 지내기를 좋아했습니다. 체조용 바에서 운동을 하거나, 그 외에는 몇 시간 동안이나 머리를 매만졌습니다.

궁정 은 식기 컬렉션은 황제와 가족이 실생활에서 사용한 식기들을 전시합니다. 은으로 만든 커트러리, 화려한 자기, 정밀하게 디자인 된 각종 잔 등을 배치하고 호화로운 궁정의 식탁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제국 마구간은 고전 마장 마술을 보유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시설이었지요. 여기에 사는 리피차너 종은 검은 털을 지니고 태어났다가 성장하면서 백마가 되는 경이로운 말입니다.

바로크 양식의 ‘겨울 승마학교’ 에서 선보이는 공연은 르바드*에서 카프리올*에 이르기까지 고전적인 고등 마장 마술의 걸작들입니다. 특별한 날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빈 필하모닉 관현악단이나 빈 소년 합창단의 선율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자부할만한 승마 홀에서 열리는 젊은 수컷 말의 아침 훈련도 볼만합니다. 430년 동안이나 간직한 궁정 승마 문화 관련 전시품이 있는 리비잔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도 좋겠지요. 여름에는 백마들의 자유로운 시간을 천천히 관찰할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암컷 말과 새끼 말이 왕궁 정원에서 유유히 풀을 뜯고 있겠지요.

*르바드 : 말이 기승자를 태우지 않은 채 기립

*카프리올 : 말이 기승자를 등에 태운 채 점프 후 공중에서 뒷다리를 차는 기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꼽히는 오스트리아 국립 도서관 프룽크자알의 역사는 세계 최대 사설 도서관을 소유했던 프랑스 사부아의 오이겐 공이 활약한 18세기 초반으로 거슬러 오릅니다. 오이겐 공이 보유한 1만 5천 권의 장서는 현재도 프룽크잘의 돔 천장 아래에서 숨 쉬고 있습니다. 책의 표지는 분야 별로 엄격하게 색을 나누어었습니다. 빨강은 역사와문학, 파랑은 신학과 사법, 노랑은 자연과학으로요.

1736년에 오이겐 공의 사후 황제 카를6세가 이 귀중한 컬렉션을 호프브루크 왕궁으로 옮겼고 궁정건축가 피셔 폰 에를라흐의 계획으로 깊이 80 미터, 높이 20미터의 황홀한 바로크 양식 홀을 새로 지었습니다. 약 20만 권의 장서가 잠들어 있는 그야말로 지식의 전당입니다.

비엔나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몇 곳은 호프부르크 왕궁 안팎으로 모여 있습니다. 마리아-테레지아와 프란츠 슈테판 부부, 프란츠-요제프 1세와 엘리자벳 부부를 비롯하여 합스부르크 왕가의 결혼식이 열린 성 아우구스틴 교회(Augustinerkirche), 지하 묘소에 수많은 미라가 안치되어 섬뜩한 아름다움을 자아내는13세기 건축물 성 미하엘 교회(Michaelerkirche), 지금도 9월~6월의 매주 일요일에 궁정 악단과 빈 소년 합창단의 하모니가 울려 퍼지는 왕궁 예배당(Hofmusikkapelle)이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역사 박물관(Haus der Geschichte Österreich): 2018년에 신(新) 왕궁에 오픈한 역사 박물관에서는 합스부르크 왕국의 붕괴 후 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오스트리아의 100년사를 소개합니다. 인터랙티브 비디오/오디오 스테이션에서는 나치의 독재라는 불운의 시대를 거쳐 제2차세계대전 후 민주주의의 부활까지 격동의 역사를 거쳐온 오스트리아 국민의 개인적 회고와 그 문화사까지 분석했습니다.

전시품은 ‘도나우 군주국’이라 불린 합스부르크 왕가의 상징인 쌍두독수리부터 2014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에서 오스트리아 대표 콘치타 부어스트가 우승 당시 입은 드레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비엔나 세계 박물관(Weltmuseum Wien): 유럽 외의 지역의 컬렉션을 소장하는 민족학 박물관입니다.

궁정사냥ㆍ무기 컬렉션(Hofjagd- und Rüstkammer):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전투나 예식 때 사용한 갑옷과 무기들이 즐비합니다.

고 악기 컬렉션(Sammlung alter Musikinstrumente): 르네상스나 바로크 시대에 사용한 귀중한 악기가 중심입니다. 비엔나의 고전 피아노 함머클라비어를 비롯해 거의 잊혀진 비올라 다모레까지 폭넓은 컬렉션을 보유했습니다.

에페소스박물관(Ephesos-Museum): 오스트리아의 고고학자들이 튀르키예에 있는 에페소스유적 지인 고대 도시에서 발견한 사료를 전시해 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