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지평을 물들이며 떠오르면 웅장한 멜크 수도원이 그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냅니다. 멜크 수도원은 도나우강이 흐르는 세계유산 지역 바하우 계곡에서도 손꼽히는 명소입니다.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중부 유럽의 수도원을 방문한다면 결코 멜크 수도원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수도원장 베르톨트 디트마이어(Abbot Berthold Dietmayr)와 건축가 야코프 프란트타우어(Jakob Prandtauer), 요제프 뭉게나스트(Joseph Munggenast)는 1701년부터 1736년까지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여 11세기 중세 수도원의 토대 위에 이 신성한 건축물을 세웠습니다. 1770년 루이 16세와의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프랑스로 이동하던 마리 앙투아네트가 멜크 수도원에 들러 하룻밤 묵었던 역사도 있습니다. 멜크 수도원은 2000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바하우 계곡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수도원의 백미는 1만6천여권의 장서를 자랑하는 도서관으로 중앙홀에는 파울 트로거(Paul Troger)가 그린 성스러운 천장 프레스코화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나선형 계단은 또다른 12개의 도서실로 이어지는데 아쉽게도 개방되지 않은 공간입니다. 이곳에는 10만여권 이상의 장서가 보관되어 있으며 이 중에는 희귀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위대한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토 에코는 이 수도원에서 영감을 받아 수도원 도서관이 핵심 장소로 등장하는 소설 <장미의 이름>을 집필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여느 베네딕토회 수도원과 마찬가지로 멜크 수도원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은 바로 예배당입니다. 이곳은 바로크 시대의 내로라하는 거장들의 숨결이 가득합니다. 내부 설계는 안토니오 베두치(Antonio Beduzzi), 프레스코화와 제단화는 요한 미하엘 로트마이어(Johann Michael Rottmayr)와 파울 트로거(Paul Troger)가 맡았습니다. 설교단과 중앙 제단은 구이제페 갈리-비비나(Guiseppe Galli-Bibiena), 조각품은 로렌초 마틸리(Lorenzo Mattielli) 와 페어 비데린(Peter Widerin)이 솜씨를 발휘했습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예배당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반원형으로 튀어나온 외벽 테라스에서 내려다보이는 바하우 계곡의 전경도 일품입니다.
멜크 수도원은 하절기(4~10월)에는 자유 관람 및 가이드투어, 동절기(11~3월)에는 가이드투어를 통해 관람 가능합니다. 또한 매년 여름, 국제바로크음악축제와 서머 콘서트가 열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