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kas B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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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복절도할 만큼 유쾌한 줄거리, 작품이 탄생한 의외의 시대적 배경, 그리고 〈박쥐〉를 몇 배 더 즐길 수 있는 감상 포인트를 소개합니다!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Die Fledermaus)>는 1874년 4월 5일에 안 데어 빈 극장(Theater an der Wien)에서 초연했습니다. 1825년에 태어난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당시 48세로, 당대 최고의 스타 작곡가로서 명성을 떨쳤지요. 일설에 의하면 이 작품을 불과 6주만에 완성했다고 합니다.
오페레타는 오페라와 달리 대사와 화려한 춤이 함께합니다. 재치 만점의 이야기와 정치 풍자가 웃음을 부르고 결말도 대개 해피앤딩입니다. 특히 <박쥐>는 오페레타 중에서도 최고 걸작이라는 드높은 명예를 안고 있으며, 서곡이나 아리아는 종종 따로 연주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이 사랑스러운 작품을 초연 150주년이 되는 해에 기념비적으로 한층 즐기실 수 있도록, 간략한 줄거리 및 작품의 감상 포인트, 작품이 탄생한 1874년의 시대적 배경을 소개해드립니다.
Q. 어째서 연말연시에 특화된 공연인가요?
A. 한 마디로, 이야기가 12월31일과 1월1일에 걸쳐 펼쳐지거든요!
Q. 〈박쥐〉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친숙한 멜로디는 물론, 속마음과 겉모습을 구분한 비에니즈의 인간미가 짙게 배어있는 점이라고 할까요. 희극이지만 밝기만 한 게 아니라 서정적인 내용도 있고, 비엔나 왈츠 뿐 아니라 역동적인 헝가리 민속 음악도 매력적입니다. 볼거리가 풍성한 작품이니 직접 감상하면서 매력 포인트를 찾아보세요!
Q. <박쥐>가 작곡된 집이 어디예요?
A.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1870∼1978년까지 지내면서 〈박쥐〉를 작곡한 집은 비엔나 막싱 거리 18번지(18 Maxingstraße)에 있습니다. 내부는 공개되지 않지만 외벽에 기념 부조가 있으니 꼭 찾아가 보세요.
Q. 어디에서 공연을 보면 좋을까요?
A. 오페레타의 전당 ‘비엔나 폭스오퍼(Volksoper Wien)’를 추천합니다. 폭스오퍼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노래·무용·연기의 삼박자를 골고루 갖추고 있는 데다 스토리가 막힘이 없어 스토리로 세계관에 쉽게 빠져들 수 있습니다. 또 〈박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오페라 극장 비엔나 국립 오페라극장(Wiener Staatsoper)에서 연말연시에 막이 오르는 유일한 오페레타 작품입니다. 이곳에서는 가수의 낭랑한 가성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비엔나 국립오페라극장은 예외 없이 매년 12월 31일에 상연하며, 폭스오퍼에서는 연말연시 외에 위 일자에도 상연합니다.
Q. <박쥐>를 더 즐길 수 있는 꿀팁을 알려주세요.
A. 극 중에 여러 번 등장하고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샴페인. 아시다시피 샴페인은 스파클링 와인 중 프랑스 샴파뉴 지방에서 제조되는 제품인데, 오스트리아에서는 ‘젝트(Sekt)’라고 부릅니다. 인터미션 시간에 로비에서, 또는 공연이 끝난 후 가까운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무대를 돌아보며 젝트를 한 잔 기울이는 건 어떨까요?
Q. 무대의 배경인 바트 이슐은 어떤 곳인가요?
A. 오스트리아 중부 잘츠카머구트 지방의 도시로, 소금온천이 솟아나는 지역입니다. 합스부르크 왕가 사람들이 피서를 위해 이곳 별장을 찾기 시작한 뒤 귀족이나 예술가들도 즐겨 방문하게 되었지요. 요한 슈트라우스 2세나 브람스, 레하르도 이곳에 머물렀습니다. 황제 프란츠-요제프 1세가 어린 엘리자벳을 보고 청혼한 장소로도 유명하답니다.
극 중 경쾌한 멜로디와는 정반대로 1874년 비엔나에는 줄곧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개인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막막한 앞날에 대한 답답함과 불안감. “모든 것은 샴페인의 취기 때문이라며 노래하고 춤추는, 찰나인 줄 알면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 않겠는가!“라 권하는 듯한 <박쥐〉. 이는 어쩌면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비엔나 사람들을 위해 마련한 선물이었는지도 모릅니다.